“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23:6) 하나님의 선하심(Goodness)과 인자하심(Love)은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이 아니라, 평생 매순간 함께 하는 ‘공기’와 같습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때에도 공기를 마시고 살 듯이, 우리가 알든 모르든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 안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착하게 살 때만 함께 하시는 것이 아니라 불순종하며 악을 행할 때에도, 고집부리며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 때에도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 주심이라”(마5:45)
“주는 선하사 선을 행하시오니!”(시119:68) 한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하나님은 존재 자체가 선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은 다 선합니다. 다만 전체를 볼 수 없는 우리가 다 이해하지 못할 뿐이지요. 때로는 아프게 하실 때도 있고, 우리의 간절한 원함을 막으실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힘을 다해 노력해서 만든 ‘소중한 나의 세계’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보실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 이러실 수 있나 싶어서 주님의 선하심을 의심하고 원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은 주님의 선하심과 사랑 안에 있는 일입니다.
시23편을 쓴 다윗의 일생을 돌아보면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이 어떤 방식으로 임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는 결코 원하는 것을 쉽게 얻으며,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억울함과 고난, 그리고 상실의 아픔을 겪었으며, 자신의 실패와 죄악으로 인해 깊은 절망과 한숨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 마다 그는 선하신 하나님을 더욱 깊이 만났고, 그 질척한 삶의 자리에 함께 하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노래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시57:7)
아늑하고 편안한 번데기에서 나오지 않으면,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날아오를 수 없습니다. 땅속에 있을 때 자신을 보호하던 굼벵이라는 소중한 껍질을 벗어버리지 않으면, 매미가 되어 노래할 수 없습니다. 이전의 ‘나의 세계’가 무너지지 않으면 크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세계’를 볼 수 없습니다. 어리석은 자기 욕심에 갇혀 있으면 선한 목자 되신 주님께서 예비하신 아름답고 풍성한 식탁을 온전히 누릴 수 없습니다.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선하신 주님을 신뢰함으로 그 시간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대신해 주실 수 없으며, 반드시 우리가 직접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주님께서 우리 안에 두신 아름답고 놀라운 생명의 진실을 나타낼 수 있으며, 우리를 그렇게 창조하시고 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선하심과 인자하심으로 우리에게 행하시는 일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를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그 원래의 나’를 회복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세상의 거짓에 속고 주눅이 들어서 머뭇거리며 아무것도 못하는 자리에서 나와, 하나님께서 달아 주신 그 은혜의 날개를 믿음으로 펴고 날아오르게 하시는 것입니다. 나의 부족함과 모남과 못됨에도 불구하고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끝까지 따라오시며, 선하심과 사랑으로 인도해 주시는 주님을 믿고, 다시 일어나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달은 다윗이 고백합니다.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여호와의 집은 하나님이 다스리는 곳입니다. 하나님의 성품과 선하신 뜻이 나타나며, 그대로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이런 곳이라면, 어디나 하나님의 집입니다. 그곳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도망가는 광야의 굴이라도, 외롭고 두려운 길거리라도, 실수하고 실패하여 좌절하고 있는 자리라도, 자식이 등에서 칼을 겨누어 쫓겨서 도망을 가는 길에도,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상실의 아픔으로 인해 고통 받는 자리라도.. 거기가 어디든 거기에 선하신 하나님께서 함께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든 모르든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우리가 사는 평생의 모든 날 동안 반드시 우리를 따라 올 것입니다. 그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또한 고백합니다. 내가 여호와의 집에서 영원히 살리로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중략)...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롬8: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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