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나눔

교만과 겸손 - 이재우 (20240929)

design_newbud 2025. 10. 11. 22:07

 

 

잠언을 읽으며 유독 ‘교만’에 대한 구절들에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왜냐하면 잠언에는 주로 잘못을 지적하는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그 많은 잘못 중 아무래도 교만이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는 것 곧 그의 마음에 싫어하시는 것이 예닐곱 가지이니 곧 ①교만한 눈과 ②거짓된 혀와 ③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손과 ④악한 계교를 꾀하는 마음과 ⑤빨리 악으로 달려가는 발과 ⑥거짓을 말하는 망령된 증인과 및 ⑦형제 사이를 이간하는 자이니라” (잠 6:16~19) 수만가지 죄악 중 하나님께서 딱 싫어하신다고 꼽은 것들이 많지도 않고 이렇게 7가지 정도인데, 그 중 제일 첫번째가 ‘교만’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악을 미워하는 것이라. 나는 교만과 거만과 악한 행실과 패역한 입을 미워하느니라” (잠 8:13) 또 교만이 가장 악한 1등으로 나옵니다. 생각해 보면 누구를 때리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 더 큰 잘못 같은데 왜 하필 교만일까요?
우선 ‘교만’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驕慢, 교만할 교, 거만할 만)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태도와 ○자기의 능력이나 가치를 실제 이상으로 높게 평가하는 성향을 말합니다. 또, 라이프성경사전에 의하면 성경에서 교만은 ○하나님의 은혜와 도움을 부인하는 최고의 범죄 행위로 간주한다고 합니다. 


결국, 교만은 내가 나를 높이느라, 정작 하나님으로부터 나를 멀어지게 하므로 가장 큰 잘못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윗처럼 큰 죄를 지은 사람도 하나님께 돌아가면 용서받을 수 있지만, 자기 잘난 맛에 하나님을 찾지 않는 사람은 사소한 죄라도 영영 용서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교만과 싸워야 할까요? 교만은 다른 죄와 성격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도둑질은 안 훔치면 되고, 거짓말은 입을 조심하면 되는데, 교만은 그렇게 참거나 조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묵상을 나누고 있는데, 만약 이 글을 잘 작성해서 독자들이 ‘와 참 좋은 내용이야.’라고 칭찬한다면, 저는 ‘아, 내가 참 글을 잘 썼어.’ 하며 교만(?)하게 되겠죠?


C.S. 루이스는 자만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자만은 매우 묘한 죄악이다. 다른 죄악들은 그저 자만의 결과에 불과할 뿐이다. 자만이 없다면 다른 죄악들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자만을 극복하기 위해 겸손과 사랑의 자세를 강조합니다.  


사랑은 좀 알겠는데, 이번에는 ‘겸손’이 또 문제입니다. 우리는 보통 겸손한 것을 생각하면, 손흥민이 ‘아 저는 월드 클래스가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치거나, 박보검이 ‘저는 그냥 평균처럼 생겼죠.’라고 말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런 말은 그냥 사실을 감추는 것이지 진정한 겸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교만을 극복하기 위해 겸손해야 한다는데, 그 또한 쉽지 않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두, 매번 칭찬을 받을 때마다 겸손해하기도, 교만에 빠지지 않기도 어려운 경험을 종종 하셨을 겁니다.


C.S. 루이스는 겸손을 ‘자신을 낮은 사람으로, 못난 사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조금 덜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진정한 겸손은 다른 이들의 장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보다 타인과 하나님에게 더 관심을 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겸손이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좋은 재능과 자존감을 괜히 낮추고 감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재능과 자존감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손흥민이 다른 사람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것, 박보검이 다른 이들의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것이 겸손인 것입니다.


또한 겸손은 우리를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게 하는 덕목이 됩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에게서 눈을 돌려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위대함을 깨닫게 되니까요. 교만이 하나님께서 뽑은 최악의 죄악이듯, 겸손은 그 반대로 최고의 미덕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우리도 그렇게 겸손한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