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나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지키며 지혜롭게 부유해지는 삶 - 민가은 (20260712)

design_newbud 2026. 9. 12. 23:23

이번 묵상 나눔 시간에, 지난 학기 중에 생각하다가 말았던 주제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는 전까지는 무의식적으로 부유하게 사는 삶이 하나님 나라와 상충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유럽의 역사와 문명 수업을 듣고 성경을 읽으면서, 꼭 그런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자본을 축적한 솔로몬의 이야기를 보면서, 15~18세기 유럽이 자본주의를 이끌며 막대한 자본을 축적한 역사와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의 나라에는 온갖 금과 은, 자본이 축적되었고 활발한 무역과 상인들의 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예전처럼 단순히 ‘그가 하나님께 잘해서 그분이 복을 주셨구나’ 하고 지나갈 부분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유럽 국가들이 수많은 부를 축적한 방식과 너무나도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솔로몬 왕국의 경제적 번영과 활성화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유럽이 자본을 축적하던 폭력적인 방식과는 무엇이 달랐을까요?


르네상스가 일어나고 종교개혁이 추진되던 시절의 대항의 시대에는 기득권으로서 부패했던 종교계의 카톨릭 교황권이 힘을 잃어가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써 상인/부르주아 계층이 성장하던 분위기였습니다. 또, 솔로몬의 시대에 큰 성전이 건축된 것과 같이 유럽에는 제가 지난여름에 보고 온 멋지고 큰 건축물들을 세울 만큼 막대한 자본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역사와 문명을 다룬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것은, 유럽의 이러한 발전이 결코 장밋빛만은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업혁명과 대항해 시대를 거치며 막대한 부가 축적되었지만, 그 번영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희생과 식민지 수탈, 노예무역, 그리고 국가 주도의 중상주의 정책 위에서 이루어진 측면이 컸습니다. 유럽 내부에서도 가격 혁명으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했고, 동유럽은 서유럽의 곡물과 원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판농노제가 확산되면서 농민들의 삶은 오히려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즉, 유럽의 경제적 번영은 모두가 함께 누린 풍요라기보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불평등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발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솔로몬 나라의 시스템은 소수의 자본가만 부유해지고, 노동가나 농민은 오히려 살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회적 소수자를 착취하는 방식으로 번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 제가 막대한 자본이라는 키워드와 하나님의 나라라는 키워드가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근대의 자본주의 물결과 현대의 자본주의 체제가 전부 하나님을 배제하고 생각하는 사고방식 하에 전개된 역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때와 같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반대되는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일은 여전히 수없이 많지만, 저와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생각하면서도 성실하게 돈을 벌고, 지혜롭게 돈을 쓰고, 부유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